공무원이 비위행위로 유죄판결 등을 받고
면직이 되면
“비위면직자”라는 지위가 되고,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옛날 “부패방지법”)에 따라
퇴직 전 3년간 근무하였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일정 규모의 영리사기업체 등에 취업을 할 수 없게 됩니다.
비위면직자가 위 기관에 취업을 하게 되면
취업을 한 비위면직자는 그 자체로 처벌을 받아 전과가 남게 되고
취업을 시켜준 회사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비위면직자가,
(1) “일정 규모의 영리사기업체”에 “취업”을 해야 하고
(2) 그 영리사기업체가, “퇴직 전 3년간 근무하였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야 합니다.
비위면직자가 취업이 제한되는
영리사기업체의 규모나 밀접한 관련성의 기준은 모두
공직자윤리법을 가져다 쓰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무죄판결을 받은 사건을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변호인으로서는 상당히 희귀한
“우연히 출석하여 자기 사건 무죄판결을 들은”
매우 뜻깊은(?) 사건이었는데요.
이게 어떻게 기소가 되는지 그 과정을 보면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비위면직자의 인적사항을 가지고
취업제한 기간 내에 4대보험에 가입된 기록이 있는지를 확인한 다음에
기록이 있는 사람들을 거의 쓸어담듯이 해서
퇴직한 기관에 비위면직자를 고발하라고 요구를 하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대부분의 사건이 그렇듯
쓸어담듯이 고발요구를 하고
그 고발요구에 대하여 해당 기관도 딱히 비판적 인식 없이
“하라니까” 고발을 하고 법원에서 무죄가 나와도 딱히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구약식(벌금의 약식명령을 구하는) 사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이 사건의 경우에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고발을 요구할 수 있다 뿐이지 해당 기관이 꼭 고발을 해야 하는 일종의 “전속고발권” 비스무레한 것도 아닙니다.)
이 판결은 비위면직자와 영리사기업체 간의 “밀접한 관련성”을
의심 없이 인정할 만한 정도로 증명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저희 의뢰인에게 무죄판결을 선고하였습니다.
사실 굉장히 복잡미묘한 사실관계와
밀접한 관련성이라는 개념에 대한 해석기준,
준용법률간의 규정 체계 등
사실관계적인 이슈보다는
법률적인 이슈가 얽혀있었고,
심지어는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까지도 나아갔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이 사람은 비위면직자로서 취업제한규정을 위반하였으니
그 사람 회사에서 내보내라
안 그러면 과태료 처분하겠다.
이렇게 공문이 날아오면
하루 아침에 회사에서 쫓겨나기도 합니다.
이 비위면직자가 추후 무죄가 나오면
과연 월급을 받지 못한 부분은
국가배상으로 청구해야 하는 것인지도 생각이 듭니다.
심도있는 검토를 거쳐,
풍부한 분량과 논점을 모두 아우르는
다수의 서면을 통하여
다각적인 주장을 한 끝에
비록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은 기각되었지만
다행히도 무죄판결을 이끌어내었습니다.
법조인의 입장에서
비위행위로 처벌받고
비위면직자라는 멍에 속에
연금 삭감, 퇴직금 삭감 되신 분들 중에
상당 부분은 굉장히 억울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억울함과 주홍글씨라는 부끄러움 속에
하루하루 힘든 나날을 보내고 계신 비위면직자 여러분들도
희망이 있으니 힘내시기 바랍니다.
부단한 노력을 알아봐주신
판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법무법인 윈스 대표변호사 허 왕
010-7202-2185
wang.huh@wins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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